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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 군함도 문제로 국제무대서 충돌···이재명 정부 ‘한·일 관계’ 첫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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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황준영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4회   작성일Date 25-07-09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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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이 7일 과거사 문제를 두고 국제무대에서 초유의 투표 경쟁을 벌였다. 양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일본 군함도(하시마) 관련 문제를 정식 의제로 채택할지를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표결이 진행된 것이다. 한국이 투표에서 지면서 군함도 문제는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일관계와 한국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세계유산위는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한 제47차 회의에서 ‘군함도에 대한 해석전략 이행에 관한 검토’를 정식 의제로 다루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국이 제안한 이 안건은 잠정 의제에는 올랐지만, 일본이 정식 의제 채택에 반대했다. 일본은 해당 의제를 제외한 내용의 수정안을 제시했고, 한국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표결에 부쳐졌다.
    비밀 투표 결과 위원국 21개 중 찬성 7표, 반대 3표로 일본 수정안이 통과됐다. 기권 8표, 무효 3표로 집계됐다. 세계유산위는 보통 컨센서스(표결 없는 전원 동의) 방식으로 결정을 내려서 표결은 흔치 않은 일이다.
    한국은 이날 표결 전 토론에서 일본이 2015년 군함도 세계문화유산 등재 당시 약속한 조치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고 있어서 이를 점검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안건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그간 조선인 강제동원을 비롯한 전체 역사를 알리겠다고 공언했지만, 10년이 지난 현재도 지키지 않고 있다. 반면 일본 측은 세계유산위에서 그간 이행 여부를 점검받았고 한·일 양자 간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애초 군함도 문제는 일본의 주장에 따라 이번 세계유산위 의제에서 빠졌다. 일본은 세계유산위가 2023년 자국에 2024년 12월까지 약속 이행 관련 ‘후속 조치 보고서’ 제출을 요구할 때, 해당 보고서가 “향후 심의 대상이 된다”고 명시하지 않았다는 등의 논리를 댔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유네스코 사무국에 군함도를 의제로 다룰 것을 요청했고, 사무국은 지난달 12일 ‘잠정 의제’로 추가했다. 그러자 일본은 사무국에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동시에 한국 측에 잠정 의제에서 철회할 것도 요청했다. 한·일은 막판까지 물밑에서 협의를 진행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표결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번 사안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해온 한·일관계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일본은 과거사 문제에서 경직된 태도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줬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는 과거사 현안에 대해서는 우리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일본 측과 상호 신뢰 하에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이어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이 표 대결에서 패하면서 외교력이 도마 위에 오를 수도 있다. 한·일은 다른 위원국들을 상대로 물밑에서 외교전을 벌여왔다. 다만 한국이 토론에서 일본의 약속 미이행 실태를 공론화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의제 채택에 필요한 표가 확보되지 못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세계유산위 회의 기간 중 적절한 계기에 일본의 이행 문제에 대한 우리 입장을 정식으로 다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앞으로 양자 및 다자 차원에서 일본이 세계유산위의 관련 결정과 스스로의 약속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지속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세계유산위는 2015년 군함도 등재 이후 2018·2021·2023년 채택한 결정문에서 일본의 후속 조치 이행을 촉구했다. 일부 결정문에는 일본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는 표현이 이례적으로 담기기도 했다. 일본은 2017·2019·2022년 ‘이행 경과 보고서’를 제출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후속 조치 보고서’까지 냈으나 약속 이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일본은 2020년 6월에야 뒤늦게 산업유산정보센터를 군함도에서 약 1000km 떨어진 도쿄에 설치했다. 여기엔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자료만 전시했고, 2023년에는 한·일 강제병합이 합법이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모니터까지 놓았다.
    기자들과 1.5m 거리서 눈 맞춰‘각본 없이’ 122분간 15개 문답이 “로또 돼야 하는데” 농담도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첫 기자회견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가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렸다. 연단을 없애고 질문자를 추첨함에서 뽑는 형식으로 선정하는 등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국정 현안에 대체로 상세한 답변을 이어가면서 전체 시간에 비해 많은 문답이 소화되지는 못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예정된 시간을 20여분 넘긴 122분 동안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등 분야별로 기자들의 질문 15개에 답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첫 기자회견 때 50분간 12개 질문이 이뤄졌던 데 비춰보면 소화된 질문 수가 적었다.
    모두발언 11분 이후 이어진 1시간45분가량의 질의응답 시간에 이 대통령은 질문마다 대체로 상세한 답변을 펼쳤다. 특히 검찰개혁과 최근의 인사 논란, 여야 협치와 관련된 질문에 각종 비유를 들어가며 답했다. 인사 논란에서 ‘로보트 태권V’와 콘크리트 만드는 과정을 언급하고, 여야 협치 관련 질문에 ‘기차·비행기·버스’와 도둑질을 언급하며 ‘타협과 야합’의 기준을 설명하는 식이었다.
    회견 중간중간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질문자 선정을 위해 추첨을 한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벌떼입찰 비슷하게 (명함을) 넣는 분도 있다고 들었다”거나 “로또 이런 게 돼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차별금지법 등 예민한 사안에 대한 질문에는 “(추가로) 질문을 안 받을 걸 그랬네”라고 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관한 질문에는 “분명히 물어볼 텐데 뭐라고 대답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는 등 심정을 비교적 솔직하게 표현하며 답을 이어갔다.
    답변이 길어지는 것을 느끼며 “너무 확실한 답이 없으면 원래 대답이 길어지는 것 아시죠”라고 하거나 “꼭 예를 들면 문제가 돼서 절대 예를 들지 말라는 것이 우리 참모들 주장”이라고 해 웃음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회견 특징을 ‘가깝게, 새롭게, 폭넓게’라는 콘셉트로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때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청와대 영빈관을 회견장으로 삼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같은 곳이었는데, 문 전 대통령의 좌석은 연단 위에 설치됐지만 이 대통령의 회견에서는 이 연단을 없앴다. 참석 기자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동시에 기자석을 대통령과 더 가깝게 배치했다. 가장 앞줄에 앉은 기자와 대통령 사이의 거리는 약 1.5m에 불과했다.
    질문자 지정 방식에는 ‘추첨’이라는 새로운 형식이 도입됐다. 질문 분야별로 준비된 함에 언론사 기자들이 명함을 집어넣은 뒤 추첨을 통해 해당 분야 질문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나 약속대련은 없게 하라는 게 대통령의 지시였다”고 말했다.
    처음 시도한 추첨식 질문자 선정 방식으로 질문 분야 등의 편중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기자들의 명함은 정치·외교·안보 분야에 가장 많이 쌓였지만 해당 분야 질문은 전체 15개 가운데 3개에 그쳤다. 110여개 언론사 모두 추첨 기회를 갖다보니 지역신문에는 5차례 질문 기회가 돌아갔지만 지상파 방송과 중앙 일간지 등 기자는 대통령에게 현안을 물어볼 기회를 얻지 못했다. ‘지역 풀뿌리 언론사’ 기자들이 화상회의로 참석한 점도 눈에 띄었다.
    “도스토옙스키와 제 영혼이 탯줄로 연결된 것 같습니다.”
    김정아 번역가(56)는 7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러시아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1821~1881)의 ‘4대 장편’을 10년에 걸쳐 완역한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제 삶은 ‘도 선생’(도스토옙스키)을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뉘어왔는데, 이젠 새로운 분기점이 생겨서 4대 장편을 번역하기 전과 후로도 구분하게 됐다”고 말했다.
    도스토옙스키의 4대 장편은 <죄와벌>,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로, 방대한 분량과 종교적·철학적 깊이 때문에 한 사람이 네 작품을 완독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그런데 김 번역가는 <죄와 벌>을 시작으로, 도스토옙스키의 유작이자 마지막 장편인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전 3권·지식을만드는지식)까지 완역한 것이다.
    그가 번역한 4대 장편의 분량은 <죄와 벌> 1322쪽, <백치> 1권 776쪽·2권 804쪽, <악령> 1권 880쪽· 2권 816쪽,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권 755쪽·2권 619쪽·3권 791쪽 등 총 6763쪽에 이른다. 김 번역가는 “2017년 작업을 시작해 8년 정도가 걸렸고, 그 이전에 편역에 들인 시간까지 더하면 10년 정도 걸렸다”고 말했다.
    김 번역가는 “유명 인문 출판사에서 나온 번역 작품 등으로부터 100곳도 넘는 오역을 다 잡아냈다”면서 “사랑하는 사람의 작품을 한땀 한땀 뜨는 심정으로 지속한 번역은 이전 번역본과 질적으로 다르지 않을까 자부한다”고 밝혔다.
    김 번역가는 4대 장편 번역에 도전한 계기를 두고 “도스토옙스키 소설 일부분을 편역해서 여러 권 펴냈는데, 그걸 읽은 박영률 지식을만드는지식 대표가 ‘김정아 박사와 도스토옙스키 사이에 영혼의 스파크가 느껴진다’며 번역을 제안해주셨다”고 했다.
    패션회사 ‘스페이스 눌’의 대표이기도 한 김 번역가는 매일 새벽부터 아침까지 번역작업을 한 후 회사로 출근하는 일상을 반복했다. 그는 “5시에 퇴근하고 8시에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도스토옙스키와 나의 시간을 가졌다”며 “(죄와벌 번역 이후) <백치> 때는 앉아서 작업하는 대신 서서 허리에 복대를, 목과 손목에 보호대를 차고 진행했다”고 전했다.
    김 번역가는 “제 인생의 90%는 도스토옙스키가 만들었다”면서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 사람이 원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그런 의미에서 도스토옙스키는 제 삶에 나침반이 되어준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김 번역가는 특히 도스토옙스키의 4년간 시베리아 유형(流刑) 이후 펴낸 4대 장편에 녹아있는 인류에 대한 연민과 사랑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김 번역가는 4대 장편 가운데 가장 추천하는 작품으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꼽으며 “뒤도 돌아볼 필요 없이 이 작품을 고르겠다”며 “완벽한 마스터피스”라고 말했다. “번역하다 ‘못하겠다, 죽겠다’ 할 정도로 너무 힘든 5~6장을 지나면서 인간에 대한 연민이 사랑이고, 연민이 없으면 비어 있는 사람, 지옥은 ‘사랑할 수 없는 고통’이라는 대명제가 작가가 후대에 남긴 유언처럼 쓰였다는 걸 알게 됩니다. 여기엔 <죄와 벌>이, <백치>가, <악령>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김 번역가는 러시아 정부가 외국인에게 수여하는 ‘푸시킨 메달’ 최종 후보에 올라있다.
    미국 텍사스주 과달루페강 일대 폭우와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51명으로 늘어났다. 강 유역 수련원에서 열린 여름 캠프에 참가한 어린이·청소년 20여명은 실종됐다.
    AP통신은 5일(현지시간) 홍수로 인해 텍사스주 커 카운티에서 어린이 15명을 포함해 최소 43명이 사망했고, 인근 지역에서도 최소 8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내린 폭우로 인해 과달루페강의 물이 범람한 영향으로 커, 트래비스, 버넷, 윌리엄스 등 카운티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폭우 당시 청소년 수련원과 캠핑장이 즐비한 이 지역에는 7월4일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아 인파가 몰렸다. 현지 언론들은 피해 지역 곳곳에 차량이 뒤집히거나 건물이 파손돼 있었으며 나무와 금속 파편이 진흙탕 속에 뒤섞여 있었다고 전했다.
    커 카운티 내 강변에 있는 ‘캠프 미스틱’ 수련원에서는 27명의 소녀가 실종됐다고 NBC는 전했다. 이곳에서는 7세에서 17세 사이의 소녀들을 대상으로 기독교 단체가 주최한 여름 캠프가 열리고 있었다. 당시 이곳에는 750명의 어린이·청소년이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커 카운티 주민 에린 버지스는 천둥소리에 잠에서 깬 지 20분 뒤에 집 안으로 물이 들어오기 시작했으며, 집에서 나와 아들과 함께 한 시간 동안 나무에 매달려 버틴 끝에 간신히 구조됐고 AP통신에 말했다.
    헬기와 구명보트, 무인기(드론) 등을 동원해 수색·구조작업에 나선 당국은 이날까지 피해 지역에서 약 850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5일 오후 7시까지 홍수주의보가 예보돼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홍수 피해 규모가 큰 이유로 열대성 폭풍 배리의 영향으로 예보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린 점과 새벽 시간대에 강물이 급격히 불어난 점을 꼽았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전날 커 카운티에 최대 7인치(약 18㎝)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그러나 이 지역에는 최대 12인치(약 30㎝)의 비가 내렸고, 과달루페강 수위는 전날 오전 5시15분쯤부터 45분 만에 8m가량 올라갔다.
    지역지 텍사스트리뷴은 정부효율부(DOGE)가 기상 예보관 수백 명을 해고하면서 예보 체계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DOGE는 지난 2월 NWS 소속 수습직원 370여명을 해고했다. NWS 노동조합은 텍사스주 샌앤젤로 사무소는 현재 23개 직책 중 4개가 공석이고, 샌안토니오 사무소는 26개 직책 중 6개가 공석이라고 밝혔다.
    다만 NWS 측은 재난 발생 당시 담당 지역 사무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연방 당국이 주, 지역 당국과 협력 중”이라며 “용감한 구조대원들이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피해 가족들에게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길, 텍사스에도 신의 축복이 함께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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